[ essay ] Utility Setup Details Behind

_loiter_loiter
2021-01-12
조회수 735

loiter_loiter는  실생활에서의 불편했던 경험과 개인적인 생활 방식에서 착안하여 출발하였다.

평소 손에 뭔가를 들고 다니는 것을 싫어했던 터라, 가방을 가지고 다니는 것도 귀찮다고 생각했고 오랜 뚜벅이 생활로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웬만한 곳은 걸어 다니는 게 일상이었다.

이러한 생활 패턴에서는 두 손이 자유로운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그리고 두 손의 자유가 얼마나 많은 것을 편리하게 하는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감하리라 생각한다.

일을 하는 날도 그랬지만, 여가시간을 즐길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갤러리를 가거나, 각종 페어 또는 공연 등 문화생활을 할 때에도 영감을 줄만한 자료나, 카탈로그 팸플릿 같은 소소한 자료들을 잘 챙기곤 했는데 그럴 때마다 봉투나 쇼핑백에 담아 오곤 했다. 손으로 들고 다니자니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고 그렇다고 가방을 챙겨 다니자니 그것도 여간 번거로운 것이 아니었다. 

가방처럼 무겁고 큰 물건을 소지할 용도는 아니어도, 서류나 팸플릿, 책 정도는 소지할만한 공간이 내가 입고 있는 옷에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항상 해왔다.

이런 생각으로 브랜드 제품으로 처음 기획한 제품이 유틸리티 셋업 시리즈였다.

사실 처음으로 기획한 셋업은 블루종과 팬츠 셋업으로 기획했었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블루종을 셋업으로 착용하기보단 블레이저와 팬츠를 셋업으로 입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마지막 단계에서 블레이저 스타일을 먼저 출시하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했었다.

그래서 첫 제품의 디테일 개발은 블루종에 초점을 맞추고 기획이 시작되었고, 블루종에 적용했던 디테일을 블레이저 형태의 셋업으로 옮겨와서 출시하게 되었다.


유틸리티 셋업 시리즈 디테일 비하인드

유틸리티 셋업 시리즈의 수납 디테일은 미군 전술 조끼 를 참고하여 개발하였다.

군용품을 판매하는 밀리터리 용품점에서 오래전에 구매 했던 것인데, 그때도 디테일 공부 목적으로 구매했었지만 실제로는 등산을 가거나 캠핑을 갈 때 종종 사용했었다.

오리지널 미군 전술 조끼는 내 발품으로는 구하기가 어려웠고,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오리지널 미군 전술 조끼의 원형은 방탄복에서 시작된듯하다. 

세라믹판을 넣어 총탄을 막을 수 있도록 수납공간이 설계되어 있었던 것을 전술 훈련이나 민간에서 사용하기 용이하도록 변형된 형태인듯하다.

이 밀리터리 제품을 참고하기로 결정한 것은 전술 조끼는 주 목적이 이동 간에 다양한 전술 물품을 휴대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 목적에 특화된 디테일을 개발 했을 것이고 우리 제품에 필요한 목적과 맞아떨어지는 이유였다. 

하지만, 이 디테일을 그대로 가져오기에는 실생활용으로는 과장돼 보이는 포켓 디테일과 너무 투박한 디테일들을 다듬고 변형해야 했다. 

최대한 겉으로 봤을 때는 기본 제품에 가까워 보이길 원했고, 멋 내고 싶어서 만든 제품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하고 싶었다.

또, 밀리터리 제품을 복각하는 게 브랜드의 방향성이 아니기 때문에 기존의 일상복과 더 유사한 외관을 띄게 하고 싶었다.


쓸 건 쓰고, 뺄 건 빼고

수납 공간의 위치나 작업 방식을 전술 조끼에서 따왔다. 내부의 양쪽 아래 포켓 크기를 키우고 끼워 물리는 깔끔한 봉제 방식을 택했다.

패커블 주머니의 위치가 고민이었는데 전술 조끼의 등판 부분의 수납공간이 큰 힌트였다. 자켓에서 가장 넓은 부분이면서 평소에 활용하지 않는 부위다. 패커블 주머니는 소지품을 휴대하지 않는 주머니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다른 제품들과는 달리 우리의 패커블 주머니의 목적은 짐을 꾸리기에 용이한 것이 아니었고 일교차가 심한 날씨에 자켓을 벗었을 때의 휴대성이 목적이었다. 사실 벗었을 때의 휴대성을 향상시킬 다른 아이디어가 생긴다면 패커블 포켓은 크게 의미가 없었다.


우리 브랜드 제품의 다른 제품에 적용된 수납 디테일도 최초에 기획한 이 유틸리티 셋업 시리즈의 디테일에서 복종에 맞게 조금씩 수정하고 모양을 다듬었다.

이 이상의 수납 디테일은 사실 의복에서는 필요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최초 기획 의도를 잃지 않고 이 디테일들을 활용한 디자인으로 브랜드 제품에 통일성과 연관성을 가져갈 생각이다.

패턴 선생님들과 생산공장 분들 모두 어려워하신 터라  제작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아직도 보완해야 할 점들이 있고, 더 다듬어가기 위해 패턴과 소재 등을 계속해서 시험하고 있다.

그리고 실제로 한 계절 내내 우리 제품을 입고 생활하며 제품을 검증하고 있다. 복종을 늘리고, 매출을 늘리는 것은 나중 일이고 아직은 제품력에 집중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공격적인 마케팅이나, 비주얼적인 부분의 투자보다는 제품개발에 집중하고 있다.